듣는 이 별로 없어도 광야에서 혼자 중얼거려 봅니다. 반박시 여러분 말이 다 맞습니다.

적은 밖에 있지 않다

올림픽공원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탄핵 정국 속에서 광장에 나온 사람들은 다양하다. 신자도 있고 비신자도 있다. 저마다의 이유로, 저마다의 언어로 같은 광장에 서 있다. 참정권이 위협받는다고 느끼는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 사탄이 아니다

한국 교회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래된 장르가 하나 있다. 유명 CCM 가수의 앨범 커버를 확대한 사진, 특정 선교 단체의 로고를 캡처한 이미지, 대형 교회 예배당 천장의 문양을 찍은 사진. 그 아래 달리는 댓글은 한결같다. “전사안입니다”, “프리메이슨 상징입니다”, “이 찬양 틀면 안 됩니다.”

나팔을 불면 하늘이 열리는가

요즘 올림픽공원 잔디밭에 나가면 낯선 소리가 들린다. 양의 뿔을 가공해 만든 악기, 쇼파르(שׁוֹפָר, shofar)다. 찬양 집회 한쪽에서 누군가 그것을 꺼내 힘껏 불어댄다. 주변 사람들은 눈을 감고 손을 들거나, 바닥에 무릎을 꿇는다. 분위기는 고조되고,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린다. 도대체 저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대체로 이렇다. “희년을 선포하는 나팔이요. 저걸 불면 매인 것이 풀리고 영적 돌파가 일어나요.”

광장의 찬양이 부흥이 되는 날을 기다리며

올림픽공원에서 함성이 이어지고 있다. 2030 청년들이 전면에 섰고, 새벽 두 시에도 대중교통이 끊긴 자리를 지켰다. 참정권이 훼손당했다는 정치적 좌절감이 이들을 움직인 동력이었다. 선관위의 행정 부실은 실제로 있었고, 공정성에 대한 청년 세대의 분노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일부 한국 교회 목사들이 이 집회를, 그 한 복판의 찬양과 기도를 가리키며 말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아주사 부흥이다.” “애즈베리가 한국에 왔다.” 나는 이 발언들을 듣고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 신학적 무지인가, 아니면 현장 감동에 압도당한 판단력 상실인가. 어느 쪽이든, 이것은 교정되어야 한다.

조금 아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교계에 이상한 자들이 있다. 신학을 조금 공부하고, 성경 원어를 몇 달 배우고, 유튜브 채널 하나 열고는, 2천 년 교회의 신학적 유산을 통째로 뒤집는 ‘새로운 진리’를 선포하는 자들이다. 그들은 확신에 차 있다. 목소리가 크다. 프레임이 선명하다. “교단이 숨긴 진실”, “신학교가 가르쳐주지 않는 것”, “원어로 보면 다르다"는 식의 언어로 사람들의 귀를 잡아당긴다.

KJV 유일주의의 허구: 역사적, 신학적 팩트체크

여전히 온라인 공간과 교계 일각에서 1611년에 출간된 영어 킹제임스 성경(King James Version, 이하 KJV)만이 유일하게 오염되지 않은 하나님의 말씀이며, 개역성경을 비롯한 모든 현대 번역본은 사탄에 의해 변개된 타락한 성경이라는 극단적 주장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른바 ‘KJV 유일주의(King James Onlyism)‘라 불리는 이 주장은 표면상 성경의 권위를 수호하려는 열정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사본학(Textual Criticism)의 역사, 번역자들 자신의 증언, 그리고 정통 개혁주의 성경관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신학적 오류다. 네 가지 핵심 팩트를 통해 이 주장의 실체를 밝힌다.